[아카구미 가는 길]
오늘 소개해드릴 맛집은 구마모토시에 위치한 아카구미 라멘입니다. 이번 일본 여행은 후쿠오카로 낙점되었어요. 어찌 출발하게 되었는지 준비부터 여행까지 꼬미덕에 뇌 빼고 여행할 수 있어서 참 고맙고 좋은 것 같아요. 후쿠오카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맡기고 바로 기차를 타고 구마모토로 향했습니다. 기차도 타고 전철도 타고 참 많은걸 한 번에 경험해서 꿈꾸는 것 같았어요. 나름 열심히 액션캠을 들고 다녔지만 좀 흔들림이 있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아요.
저희는 공항에서 하카타역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 다음 바로 JR패스를 끊고 기차를 탔답니다. 이번 여정은 기차여행으로 정했고 아주 여기저기 신나게 돌아다니면서 뽕을 뽑아볼 계획이었습니다. 시작은 원대했고 목표도 거대했죠. 일본은 기차가 너무 비싼 것 같아요. 그래도 여행객들을 위한 패스권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전철도 탔어요. 딱 봐도 전철같이 생겼는데 사실 기차예요. 솔직히 기차도 전철 같고 전철도 전철 같아서 좀 헷갈리긴 하지만 그래도 타봤다는 게 자랑거리 아니겠어요? 가장 처음에는 스이젠지를 방문했어요. 추울까 걱정하면서 겉옷도 좀 가져갔지만 실상 폭염이라서 물만 엄청 먹었던 것 같아요. 중간중간 그늘에서 쉬기도 했지만 더운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래도 더운 만큼 하늘이 맑아서 날씨가 좋았으니 그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스이젠지에서 신나게 놀고 다음으로 구마모토성을 가기 전 배를 채우러 방문했습니다. 역시 꼬미가 찾았고요. 전철 타고 조금 걸어서 이동했던 것 같아요. 우산을 조금 더 큰 걸 가져갔으면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더 좋았겠다 싶기도 하고 그만큼 짐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네요. 뭐 그래도 작은 우산이라도 가져가서 조금씩 해를 피하면서 잘 갔습니다.
[흑마늘 라멘집]
여기가 아카구미라멘 입구예요. 오픈 11시라고 되어있네요. 영업시간은 금요일 토요일은 새벽 한 시까지 하고 보통은 12시까지 한다고 되어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혼밥족도 많은 것 같고 일본분들도 주민분들도 계시지만 여행 오신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것 같아요. 저희는 거의 오픈런을 해서 따로 웨이팅은 없었습니다.
간판도 따로 없고 주택가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여기인가 긴가민가 했는데 가게 밖에서도 라멘냄새가 솔솔 나 기도 하고 밖에 붙어있는 메뉴판으로 여기구나 싶었습니다.
가게 내부예요. 저희는 입구로 들어와서 오른쪽 끝에 앉았습니다. 들어가서 직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몇 명이세요? 물어보시는데 그냥 손가락으로 숫자를 표기하거나 일본어가 되시는 분은 몇 명인지 말씀하시면 됩니다. 가장 먼저 물어보니까 그냥 모르시겠으면 손가락으로 하시면 됩니다.
자리를 안내받으면 잉글리시 메뉴 플리즈를 하시거나 어눌하게 감사합니다를 일본어로 하시면 아 외국인이구나 싶어서 영문 메뉴판을 가져다주십니다. 가게 내부에는 혼밥 하시는 분들도 되게 많아요. 여유롭게 라멘을 즐기시고 면추가나 밥 추가도 많이 해서 드시는 것 같아요.
[음식 리뷰]
저희도 영어메뉴판을 받았어요. 참고로 저희는 영문 메뉴판을 달라고 했습니다. 아노 잉글리시 메뉴판 오네가이시마스.
기본적으로 구마모토 라멘이 있고요. 그 밑에는 풀토핑이 들어간 요쿠바리 라멘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왼쪽에 있는 메뉴 4개는 흑마늘 국물이 베이스인 것 같더라고요.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건 풀토핑에서 토핑이 하나씩 빠진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포기할 수 없으니 풀토핑을 주문했습니다.
구석자리라서 그런지 벽 쪽에도 메뉴들이 붙어있어요. 모든 자리에는 시원한 물병이 준비되어 있고 젓가락이나 휴지 등 필요한 물품은 기본적으로 구비되어 있더라고요. 일본을 가면서 혹시나 물갈이는 안 할까 식당에서 주는 물은 최대한 마시지 않으려고 한국에서 생수까지 가져갔는데 너무 더워서 그런지 시원한 물을 보니 그냥 벌컥벌컥 먹어버렸네요. 거의 물통에 절반을 먹고 시작한 것 같아요.
짜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풀세트 라멘이 나왔습니다. 목이도 듬뿍 들어가 있고 반숙계란에 차슈 그리고 김치같이 생겼지만 야채볶음이었던 토핑까지 뭐 하나 부족함이 없이 푸짐했습니다. 면은 살짝 설익어서 딱 좋았고요. 무엇보다 국물이 정말 좋았습니다. 일본에서 돈코츠라멘 잘못 먹으면 못 먹는다는 소리도 있더라고요. 정말 로컬 돈코츠라멘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사골 같은 국물이 아니고 끈적끈적하고 꾸릿꾸릿한 냄새가 나는 국물이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여기는 한국사람 입맛에도 너무 찰떡같이 마늘향이 잘 배어있었어요. 마늘맛이 강한 건 아닌데 국물을 머금고 넘길 때 끝에 삭 맴돌아서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조화도 너무 좋았고 잡내도 하나도 없었네요.
숙주와 파도 많이 넣어주는 게 더 좋았습니다. 목이 말라 배가 고픈지도 몰랐는데 물통에 있는 물을 반이나 마시고 라멘을 먹었으니 입맛이 더 돌아서 더 감격스럽게 먹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점을 빼더라도 충분히 맛있는 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덕에 다음에 일본 여행 가면 라멘은 또 먹어보고 싶을 것 같네요.
방문일자 : 2024.09.06 일본 여행 1일 차 구마모토에서 꼬미와 함께